노빠 승리 함수와 유시민

Posted 2007. 5. 23. 15:40

정치에 열정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2002년에 모두 포섭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여전히 노빠로 남아있거나, 이명박 지지로 돌아섰거나, 냉소주의자가 되었다. 논리적으로 볼 때 이중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것은 노빠밖에 없다. 그러나 노빠들은 권력지향적으로 변해 정동영 캠프에 결합했거나, 심리적으로 유시민을 지지하고 있다. 정동영이나 유시민에게 기대를 걸 수 있는 사람들은 정말로 행복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자질에 대한 평가는 걷어치우더라도, 2002년도엔 노무현은 어쨌든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한나라당 지지층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 있었다. 반면 정동영과 유시민은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애초에 출발선상부터가 다르다. 2002년이 아무리 '역전승'의 해였다 하더라도, 2002년 5월엔 노풍은 이미 점화 중이었다. 지금의 정동영과 유시민에게는 무엇이 있는가?


by 한윤형의 블로그 :: 2007년 대선, 역전승의 전망이 보이지 않는 이유

노무현의 마음까지 읽는다고 생각하는 일부 진성(?) 노빠들은 아직도 김두관을 버리지 못했겠지만, 평범한 노빠들을 고려하면 오래전부터 유시민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해왔다. 1년 전 쯤에는, 점심 먹다가 이명박이나 박근혜에 대한 대항마로 유시민 이야기를 하면 밥알을 튀기며 웃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요즘 만나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 반응이 어떨지.
내가 유시민 이외에는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은 노무현의 보수성에 진저리를 치지만, 소위 평범하고 겁많은 얼치기 진보주의자들을 다시 한 번 반한나라라는 전선으로 묶을 수 있는 사람은 이제 유시민 밖에 없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는 거다.

노빠 승리 함수

대상을 정당으로 보고 파레토 법칙을 무식하게 적용하면 한나라당 지지자 20%, 노빠 20%, 민노당 지지자 20%와 무관심 40%라는 다소 어이 없는, 그러나 한 편으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황금비율을 얻을 수 있는데 2007년의 정치 상황은 이 지지자 풀의 비율을 변화시키는 동인의 어떤 함수로 해석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한다. 가령 김근태를 동인으로 보면 20, 21, 19 정도의 변화, 유시민을 동인으로 보면 20, 30, 10 정도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는거다. 나머지 40? 난 오래전부터 이 부류의 사람들이 집합적으로 선택하는 결과는 위 세 부류의 비율과 일치한다고 파악하고 있다. 말로는 어렵다고? 그럼 이걸 수식화해보자.

  • a - 한나라당 지지자
  • b - 노빠
  • x - 말로는 민노당 지지자

a = b = 기본값 20(그것이 정치적인 문제라면 이 부류는 변화 없음)
x = 기본값 20

나머지 40은 a, b, x의 비율을 따른다. 복잡한 계산 과정은 생략하고 아래와 같은 함수를 얻을 수 있다.  

노빠승리함수 f(x) = x + 2/3*x = 1.66666..x

웃기지 말라고? 그럼 거꾸로 이 함수를 이용해 x를 구해보자.

사학법

또 자동응답시스템(ARS) 조사결과를 담은 10장 분량의 '현안여론조사결과보고'라는 문건이 첨부되어 있다. 12일 실시된 조사결과로 보이는 이 문건에 따르면 사학법에 대한 여론이 '찬성 46.1%, 반대 27.8%, 모름 26.1%'로 돼 있다.

대개의 여론 조사에서 '모름'이라는 반응은 반반의 가능성을 가진 부류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건 관심 없다의 다른 표현이다. 이것을 투표라고 보면 선거 포기 혹은 장난 기표 정도 될까? 그러니까 사학법 찬성/반대 비율은 사실 46.1+27.8로 찬성, 반대 비율을 나눈 값이다. 계산하면 62:38 정도 나온다. 62%를 f(x)로 보고 x를 구해보자. 즉, x = 62/1.66666 = 38

골수 한빠는 사학법 반대, 그러니까 거의 모든 노빠와 유사 민노당 지지자는 사학법 찬성이라는 거다.

FTA

본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지난달 28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한미 FTA의 국회비준 동의를 ‘찬성’(62.3%)하는 의견이 ‘반대’(25.2%) 의견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62.3/(62.3+25.2) = 71
골수 한빠는 FTA 찬성, 그러니까 71-20=51

x = 51/1.6666 = 30

유사 민노당 지지자 중 절반이 이탈

유시민

51%면 승리. 위 FTA 계산 참조. 즉, 유사 민노당 지지자 중 절반만 모셔오면 된다.

농담

이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곤란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승자 독식의 게임인 대선에선 인물이고 뭐고 자신의 정파성-다른 이름은 지역주의?-에 따라 투표하는 비율이 꽤 높다는 거다. 예를 들어 박근혜가 되건 이명박이 되건 정파적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몰표를 줄 것이고 이런 공식은 노빠 진영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결국 20, 20(이 비율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많겠지만 딴빠와 노빠 수가 동수가 아니라면 지난 대선의 승리는 없었다고 생각한다)은 고정이고 나머지 20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거다.

그러니까 노빠가 다시 한 번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이번엔 유사 민노당 지지자들에게 먹히는 후보만 선택하면 되는거다.

눈치 챘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딴빠, 노빠 20%들은 더 이상 우리 정치에서 변수가 아니라는거다. 나는 요즘 지역주의보다 이 두 부류가 더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