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전 180일(6월22일)부터 제한·금지되는 행위 안내

선거일전 180일인 6월 22일부터 선거일인 12월 19일까지 정당이나 후보자가 설립·운영하는 기관·단체 등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거나, 활동내용 등을 정당·후보자의 명의로 또는 그 명의를 유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전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습니다. 또한 누구든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광고물, 표찰 등 표시물, 후보자를 상징하는 인형·마스코트 등의 상징물을 설치, 배부, 판매 등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누구라도 정당·후보자를 지지·추천 또는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그 명칭·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사진, 녹음·녹화물, 인쇄물 등을 배부·상영·게시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고백이 저를 구치소의 냄새나는 시멘트 바닥 안으로 밀어넣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은 그보다 훨씬 소중한 가치이므로, 그것을 숨기는 것은 내 심장의 박동을 멈추게 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므로, 내 안의 감옥에 갇히는 대신 민증에 빨간 줄 그어질지 모를 위험을 감수하는 고백을 하려 합니다.

그 여인은 80년대 초 서울대 여학생회를 만들만큼 여성 문제에 적극적이었고 노동자의 삶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위장취업을 하고 각박한 현실을 바꾸고자 파업을 주도했으며, 노동운동을 하며 10년의 수배자 딱지를 달고다닐만큼 사회 문제 해결에도 열성적인 사람입니다. 여성을 정치의 주인으로 만들겠다고, 딸들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민주노동당의 이름으로 정치를 시작한 사람, 이제 민주노동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그 사람, 제가 사랑하는 여인의 이름은 심상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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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저격수
, 반 FTA 전사로 불리듯이, 그가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자본의 문제를 집요하게 밝히고 있다는 것은 잘 아실 겁니다. 홍세화, 정태인 같은 이들이 그를 돕고 있다는 것은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의 대선전략 중 하나인 세박자 경제론은 그의 집요한 문제 의식과 그를 돕는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멋들어진 대안입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그를 격려하는 것이 불법이라니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여러분 제가 사랑하는 여인을 도와주세요, 그녀가 그녀의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런 말 역시 불법이겠죠?

사람은 감정을 가진 존재입니다. 저 역시 한 여인을 사랑하다보니 그의 실수나 잘못, 그런 것들보다 그의 적이랄 사람들의 오류가 백배는 커 보이더군요. 아니 천배, 만배 커 보입니다. 공정하지 못한 룰 속에서 경쟁하는 그를 돕기 위해 가끔은 블로그를 통해 그의 적들에게 냉소라도 날리고 싶지만 그 역시 불법이라는군요.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 감정에 경도 되어 제가 실수를 하면 누군가 그걸 꼬집을 수 있는 곳, 인터넷은 그런 곳 아니었습니까? 왜, 무엇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같이 좋아해 달라고 내 감정을 이해해 달라고 호소할 수도 없게 만들겠다는 것인지, 조선시대처럼 널뛰면서 연애하라는 건가요 지금?

전 제가 사랑하는 여인이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민주노동당의 후보가 된다면, 아니 그가 인정하는 사람이 후보가 된다면 저는 제 사랑을 위해 그를 지지할 생각입니다. 그것은 오프라인 친구들과의 토론이 될 수도 있고 인터넷 블로그를 통한 갑론을박이 될 수도 있겠죠. 그리고 그것이 선거법을 위반하는 행동이 된다면 저만의 언론자유를 위해 싸우겠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거나 벌금을 내는 결과에 이른다고 해도, 어떤 경고나 불안감 때문에 글을 지우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혹시 이글 보시는 사이버 검색요원이 있으시다면 저에게 메일을 보내거나 댓글로 경고를 남기시지 말고 그냥 고발해 달라는 뜻입니다. 전 이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제 사랑을 숨기면서 살 생각 없습니다.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혹시 당사 한 구석에 모니터링 룸을 만들고 자신에게 자신의 정당에게 적대적인 글들을 추리고 계신 것이 아니라면, 국민의 말할  권리를 이렇게 심각하게 제한하는 법안을 왜 그대로 두시는 겁니까? 이걸 사문화시킬 힘 여러분에게 있지 않나요? 선언적인 형태라도 좋습니다. 국민의 말할 권리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밝혀주십시오. 180일 남은 선거도 중요하지만 여러분에 대한 사랑을 고백했다는 이유만으로 벌금을 내거나 경찰서에 끌려갈지 모를 여러분의 지지자들을 구하는 것이 더 급한 일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민주주의의 근본이 무엇인지 생각해 주십시오. 솔직히 말하면, 민노당 당원이기도 한 저는 지금 민노당이 노무현 대통령 한 사람의 입을 막기 위해 주판알을 튀기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지지자들이 말할 권리를 위해 발언해 주십시오. 어떤 정치인이 어떤 당이 첫 번째가 될지 지켜보겠습니다.

P.S. 이 글은 이스트라님의 '나를 고발한다' 선관위의 말도 안되는 처사에 대항하며.라는 글의 취지에 공감하고 박형준님의 자, 이제 선거법 위반하겠습니다를 보고 필 받아서 쓴 글입니다. 여러분도 이 취지에 공감하신다면 어서 커밍아웃하십시오. 유부녀보고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있는 판에 상대가 남자면 어떻고 여자면 어떻습니까? 자 어서 자백하고 이스트라님의 글로 트랙백 보내서 선관위 전사의 업무를 도웁시다.

덧. 2007/11/18 -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78161 이 주소로 갑자기 많은 방문자가 들어오고 있는데 어느 고귀한 분이 이 글을 링크하셨는지 모르겠네요. 블로거뉴스 주소라 출처를 알 수가 없는데 숨길 이유가 없다면 어디에 링크되어 있는 것인지 좀 알려주세요. 궁금하면 뽀록지가 나는 타입이라.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