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 때문에 진 선거였어?

Posted 2007. 6. 27. 07:43

2002년 대선은 12월 19일.

"병역비리 덮는 자들과 전쟁선포" '시한폭탄' 출소 관련인사 초긴장 [대선의 새 변수] '쪽집게' 김대업 씨 'X파일' 공개임박, 아마 이 보도로 시작한 오마이뉴스의 김대업 공세는 2002년 5월.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는 이에대해 "김 씨는 전과6범의 사기꾼"이라며 "증거가 있다면 떳떳하게 공개하라"고 공세를 폈다.
이회창 후보 장남 병역비리의혹 쟁점 한국경제 | 2002-08-02 17:33

공당 대표가 쓰는 판이니, 이미 저 시점엔 김대업을 사기꾼으로 부르는 건 일상적이었고 10월이 되니 검찰 조사 결과가 발표되지. 복거일이 말한 것처럼 엄청난 인원과 월권에 가까운 파격적인 조사에  힘 입은 빠른 결론이랄까? 이와 관련된 당시 기사를 동아일보 중심으로 몇 개 링크.

그 이후에 한나라당 쪽에서 김대업을 어떤 식으로 이용했는지 보여주는 기사 한 꼭지.

문석호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인옥씨가 기양으로부터 10억원을 받았다는 확실한 물증과 증언이 나왔다”며 “왜 받았는지, 어디에 썼는지 한씨가 직접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제2의 김대업’ 사건을 조작하려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범박동이 지역구인 김문수 의원은 “10억원의 전달자로 지목된 장순예씨는 한인옥씨와 전혀 관련이 없다”며 “허위사실을 보도한 <시사저널>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민주 '기양비자금' 재공방 | 한겨레 2002-11-06 21:53

당시 한나라당 입장에서 이회창 아들 병역비리 의혹은 그냥 묻어두는 것이 좋은 사안이므로, 다른 당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카드로 김대업 사건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힘들었다는 측면은 있지만 간간히 "제2의 김대업"이라는 언급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사건이 대선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판단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이회창 지지자와 반대자의 결속을 강화하는 것에 도움이 되었다는 분석이라면 모를까, 지금에 와서 한나라당이나 그 지지자들이 김대업을 2002년 대선의 폐인패인으로 꼽는 이유는 좀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은데 말야.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 사안을 이번 선관위 조치와 연관짓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번 선관위 조치 같은 것들이 있어야 제2의 김대업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인지 당시에 선관위가 지금과 같은 의지가 있었다면 김대업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란 뜻인지. 도통 알 수 없는 둘 간의 연결 고리를 고민하다가 결국 글 하나 썼다. 마찬가지로 황우석 사태 때 황색 언론의 받아쓰기, 과장 보도와 그걸 퍼나르는 황빠들에게 일침을 가한 것은 브릭과 과갤이었고 그 역시 퍼나르기라는 형태로 전달되었지, 이번 선관위 조치는 황색 언론은 걍 두고 브릭과 과갤 같은 곳의 말할 권리를 제한하겠다는 거 아닌가? 김대업, 황빠들 막을 수 있으니 선관위 지지한다는 말, 나 같음 그렇게 쉽게 못 할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하면, 원인(김대업, 황빠)과 결과(선관위 지지)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기나 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