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간 블로그코리아

Posted 2007. 7. 17. 19:09

블로그코리아가 재개장을 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말한 것처럼 무려 IE 전용 사이트로 말이다. 미디어유 입장에서는 이걸 큰 문제로 인식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지난 반년 동안 내 블로그를 방문한 사람들의 브라우저 비율이 아래와 같은 입장에선 뻔히 예상되는 불만을 감수하고 서비스를 공개한 미디어유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요즘 불여우를 쓰면서 불편을 느낀 기억이 거의 없다.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을 아무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시대에 불여우를 지원하지 않는 사이트는 방문하지 않으면 그만이니까. 하물며 그 대상이 메타사이트라면 더 더욱 IE를 실행하지 않게 되겠지. 메타사이트를 통해 마음에 드는 블로그를 발견하면 hanrss에 등록하고, 좋은 글을 발견하면 delicious나 마가린에 북마크하고, 스크랩할 글이 있으면 구글 Notebook을 이용하는 입장에서 IE를 쓰라는 말은 내 사용 습관을 IE 기반으로 바꾸라는 말도 되니까. 지난 몇 년 동안 선구적인 사람들이 부지런히 떠들어 준 덕분에 이제 불여우의 편리함을 진짜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했더니 블로그 메타사이트라는 블코가 IE 전용으로 개장할 줄이야. 실망이다 실망.

이런 실망감을 이겨내고 IE를 꺼내 블코에 접속해서 이것저것 살펴봤다. 카테고리, 블코 피플, 블코 채널 같은 아기자기한 화면 구성이 마음에 든다. 응? 그런데 잠깐, 카테고리를 클릭해도 블코 채널을 클릭해도 서비스 주소가 고정되어 있네? 소스 보기를 하니 어이쿠야, 무려 프레임과 페이지 이동 스크립트를 쓰고 계시네.

여기서 문제 하나. 블코에서 아래 페이지(블로고스피어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로 이동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방법은?

블코로 이동하시구요. 상단의 [블코채널]을 클릭하시고 [사는 이야기]를 클릭하신 후 [블로고스피어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클릭하세요.

웹 2.0 시대에 이 무슨 코메디? 여기까지 살펴보니 더 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블로그코리아 구조 자체가 소통을 막고 있는데 무슨 이야기가 더 필요할까. IE 전용이라거나 서비스 주소를 숨긴다거다 이런 것들, 이미 오랜 기간 비판 받아 온 것이고, 대다수의 사용자에게는 불편한 사항이 아니라고 버티던 포털들조차 요즘엔 하지 않는 일들이다. 미디어유는 아름다운 화면과 간결한 주소를 보여 주기 위해 기본을 무시하고 있다. 기본을 무시한 그 프레임 속에 아무리 좋은 기능이 들어 있다고 해도 그걸 사용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링크는 웹의 기본이고 기획 과정에서 그 문제를 거르지 못한 미디어유에 실망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 한 블로그코리아에 접속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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