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과 사회적 수준

Posted 2006. 10. 18. 21:10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8월 8일 교육부를 방문하여 교육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당연시하고 흠이 되지 않았던 것들이 새로운 기준이 설정되고 있습니다. 역사발전의 과정에서 보면 사회적 수준이 높아지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수용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교육부에서는 대학의 교수, 연구, 학위과정에 대해 합리적인 기준이 정착되도록 노력해 주기 바랍니다. 교육정책이 흔들림 없도록 대통령이 뒷받침해 나가겠으니 신념을 갖고 업무에 전념해 주십시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여러 교육 현안에 대해 당분간 교육부 차관을 중심으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 바랍니다.
from 청와대브리핑

논문, BK21 문제 때문에 조기 낙마한 김병준 씨를 두고 한 말이다. 그리고 오늘 정책기획위원장에 김병준 씨가 내정되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8월 7일에 사표가 수리되었으니 두 달만의 일이다.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반노 언론은 또 코드인사라고 난리를 칠 것이고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인사는 고유권한'을 외치겠지. 그런데 문제는, 김병준 씨가 도덕성 논란 속에 사임한 전 부총리라는 것이고 그게 2개월 전 일이라는 것이다. 내각에 부적합한 인물이, 논란이 잦아들기도 전에, '대통령과 호흡이 맞아서' 다시 장관급 공직에 임명되는 이 일이 '사회적 수준이 높아지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민노당 논평처럼 청와대가 동네 사랑방이 아니라면 좁은 인재풀, 노무현의 고집, 이런 이야기 안 나올 수 없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