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제목 낚시로 시작했다. 요즘 이게 유행이란다. 어쩌면, 오늘 올블로그에 걸려 있는 서명덕 기자가 착각하는 두 가지를 읽고 난 짜증을 몽니를 부려서 풀 생각인지도 모른다.

위 목록은 그간 내가 가지고 있던 블로거뉴스에 대한 관심의 증거다. 외부 블로그의 글을 아웃링크한다는 것, 그 아웃링크를 포털 메인에 노출한다는 것 등, 블로거뉴스는 여러 면에서 내 관심을 끌었다.

지난 글들을 읽은 분들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난 블로거뉴스에 대해 실질적인 어떤 전망도 하지 않았다. 현상 평가나 확인에 그친 이유는 정보의 부재가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블로거뉴스에 대해 가진 어떤 기대가 내 까칠한 감성을 무디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반대 여파로, 이 블로그의 블로거뉴스 시리즈 마지막이 될 이 글은 많이 까칠하다.

실망스러운 조회수, 인터페이스

이미 블로거뉴스의 헤드라인에서 언급했지만 블로거뉴스 실시간인기 블로거뉴스 조회수는 형편 없다. 내가 다음 담당자라면 조회수를 숨기고 싶을 것 같다.

테스트를 위해 19일에서 20일에 이르는 동안 위 네 개의 글을 블로거뉴스로 보냈다. 조회수가 각각 7, 53, 1, 25회인 저 네 개 글 중 두 개 글은 실시간인기 블로그뉴스 섹션에 노출된 것이다.  주로 새벽 시간에 올린 글이라 데이터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블로거뉴스 페이지로 이동해 실시간 인기 글의 조회수를 확인해보라. 며칠이 지난 지금도, 블로거뉴스 실시간인기 글의 조회수는 여전히 올블로그 실시간 인기글 조회수보다 못하다.

다음 첫화면 한줄링크 영향력 기대 이하를 읽어보면 메인 노출에도 문제는 있다. 링크를 클릭하면 바로 연결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시간인기 섹션과  헤드라인 섹션 간의 심각한 조회수 차이, 링크를 클릭해도 한 번 더 클릭해야 하는 구조. 근본적으로 블로거뉴스 인터페이스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야 옳지 않을까?

훈련, 어떤 훈련?

고준성님의 발언에 대해 까칠하게 받아들이는 블로거도 많지만 난 단순하게 생각한다. 올블로그에 글을 읽게 만들려면 자추가 필요하고 정말 알려야겠다고 생각하면 나의 추천 글에 올리는 것처럼, 그 훈련은 블로거뉴스의 선정 시스템에 맞는 '글쓰기', '사용 방법' 등을 의미하는 것일 거다. 이런 생각으로 문제의 발언을 다시 보자.

"외부 블로거들이 많이 몰리면 기존 다음 블로거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는 "기존 메타블로그에서 스타와 다음 블로그 스타블로거들은 집단이 서로 다르다"며 "기존 외부 블로거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메타블로그에 있는 글들은 다음 메인화면에 걸어 놓을 만한 글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시의성 있는 아이템을 현장에서 취재한 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다음 블로그에서 블로거로서 책임 있는 글을 쓰는데 훈련 받은 분들이 설자리가 없어지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저 문장에 블로거뉴스의 모든 것이 다 있다고 생각한다. 난 되려 '책임 있는'이라는 수식어가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외부 블로거가 책임 없는 글 쓰기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필요 없는 수식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내 생각과 별개로, 이 훈련과 관련되어 까칠한 민노씨의 시각애정어린 심샛별님의 대답을 소개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민노씨는 올블로그에서 주로 활동하는 블로거시고 심샛별님은 오픈에디터이시면서 근래 올블로그에서 발생한 블로거뉴스 관련 글에 자주 등장하는 분이다.

어떤 시스템은 그 시스템이 주는 본질적인 이익(본질적인 이익은 '현실적인 이익'의 대립항으로서 썼다)과는 상관없이 그 시스템에 복종하게끔, 그 시스템의 작동원리에 순응하게끔 그렇게 '작동한다'. 그런 경향을 갖는다. 물론 그 힘의 '현실적' 작용은 '현실적 이익'(이는 단순한 '금전적' 이익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건 공명심과 나르시즘을 포함하는 표현이다)과 결부한다. 시스템은 아무리 허접하고, 아무리 거지발싸개 같은 것이라도, 거기에 내재된 철학이 있고, 세계관이 있고, 비전이 있다. 그리고 그 시스템에 발을 담그면, 어쩔 수 없이 그 시스템의 철학과 세계관, 그리고 비전과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시스템의 포로들은 두 가지 중 하나의 선택을 강요받는다. 순응할 것인가? 아니면 비판할 것인가? 물론 제3의 길은 있다. 하지만 시스템은 획일성을 추구하며, 또 그 획일성은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때문에 시스템의 키를 가진 자들은 그 효율성을 명목으로 그 획일성을 포기하기 싫어한다. 시스템은 쉽게 독재자가 되며, 쉽게 독재자의 유혹에 빠진다. 그 힘이 크면 클수록 그 유혹은 치명적이다. 
by 민노씨


자발적 복종..... 네. 맞습니다. 그러나 그게 미디어 다음에 대한 복종이라기보다는 독자에 대한 복종일 경우가 더 큽니다. 포탈 사용자가 주 독자이다보니, 가능하면 행복을 주는 글을 쓰게 되고, 가능하면 우리네 삶과 연관이 있는 글을 쓰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가지 방식으로 시도해 봤지만, 안 먹히는 게 있더군요. 소비자(?)가 싫다는데, 내 생각엔 아무리 이게 좋다고 치더라도 강권할 순 없는 겁니다. 독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가 전하고자하는 바를 전하면 되는 겁니다. (근데 이거 아직도 너무 어렵습니다.) 해 보십시오.....미디어다음 편집자를 만족시키는 기사보다, 독자를 만족시키는 기사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그것도 계속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하하하~ 푸념까지 하네요~ ^^;;; 제가 좋아서.....블로거뉴스와는 코드가 맞지 않지만 제가 좋아서 쓰는 글은 아무리 작성 시간이 오래 걸려도 송고하지 않습니다. 그냥 블로그 안에 두고 베타블로그로만 내보내면 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자율성과 독립성....충분히 지킬 수 있습니다. 모든 글을 블로거뉴스로 보내려고 하지 마시고, 블로거뉴스와 맞겠다 싶은 내용만 보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by 심샛별님

민노씨의 질문도 현학적 수사가 많아 직관적이지 못하지만 심샛별님의 대답도 만만치않게 모호하다. 왜 그러냐고? 기존의 미디어 다음의 '블로거가 만든 뉴스'는 다음 미디어팀의 편집 결과라는 사실이 거기 빠져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심샛별님의 신뢰는 미디어팀의 담당자들이 독자를 고려하여 선택한 편집 결과에 대한 신뢰다. 다만 자신이 독자를 만족시키고 있지만 동시에 미디어다음 편집자도 만족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부정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나 같이 까칠한 사람은, 심샛별님의 대답을 보자마자 미디어다음 편집자를 만족시키기 때문에 포털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블로거뉴스에서 보고 싶지 않은 헤드라인이라는 심샛별님의 글을 읽어보면 더 놀라게 된다. 뉴스담당자가 선정한 결과임에 분명한 헤드라인의 문제를 글을 보내는 블로거에게, 독자에게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샛별님의 불만은 블로거나 독자가 아니라 미디어다음 헤드라인 담당자에게 향해야 옳은 것 아닌가? 내 이런 불만을 조금 더 풀어보자.

오픈에디터의 권한과 다음의 편집권

뉴스를 통해, 미디어다음 측에선 이번 개편에 대해 어떻게 선전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다음 미디어본부 임선영 뉴스팀장은 "이번 블로거뉴스 개편을 통해 사용자들의 참여의 폭을 확대하는 동시에 권한을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1인 미디어'로서의 기능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보다 다양한 블로거들의 목소리가 긍정적 여론 형성과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번 개편에서 외부 블로거가 작성한 블로거뉴스라도 차별화되고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이라면 다음의 블로거뉴스의 초기화면에 노출되도록 했다. 다음은 블로거뉴스 생산자들의 권한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블로거뉴스를 해당 블로그로 직접 링크할 예정이다. 블로거뉴스에서 발생하는 조회수와 댓글 등을 블로거 기자에게 그대로 제공함으로써 블로거로서의 명성을 얻고 애드클릭스 등을 이용한 간접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블로거뉴스에 등록되는 양질의 뉴스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오픈 에디터' 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두 개의 기사에서 인용한 위 글을 본 후, 오픈에디터에 대해 가장 상세한 정보를 주신 커서님의 글을 보자.

현재는 2중의 편집 시스템이다. 오픈에디터가 추천을 하면 다음의 에디터들이 주목하게 되고, 다음의 편집도 영향을 받는다. 오픈에디터와 다음이 같이 하는 일차편집이 있고, 다시 다음의 2차 편집이 있다. 비유하자면, 다음에디터가 상원이고, 오픈에디터가 하원이다. 그런데 오픈에디터는 아직 하원만큼의 권한이 없다. 많은 권한이 다음에디터에게 집중되어 있다. 앞으로는 오픈에디터의 권한이 더 확대되는방향으로 갈 것이다. 일정점수 이상을 받게되면 현재 다음에디터들만 관리하는 자리에 올라가게 만들 수도 있다. 별 문제가 없다면, 다음측은 기사를 걸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와 커서님의 문답.

# nova
궁금한 것을 많이 해결했습니다. 이제 블로거뉴스의 각 영역 중 어떤 곳이 순수한 추천만으로 노출되는 영역인지만 알면 되겠네요(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 그게 혹시 실시간 인기글과 이슈트랙백에 걸린 링크들 뿐인가요?

# MoveOn21
현재로는 실시간 인기들만 오픈에디터들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음에디터들이 오픈에디터의 추천을 참고하고 있죠. 뭐 일종의 압력이랄까 100점 넘어가는데 왜 주요링크 안시키냐 그런 압박이 될 수 있죠. 최종편집이 아닌 중간편집 정도라 보시면 되겠죠. 개편 발표회 때 이런 권한을 운영하면서 점차 확대한다고 그랬습니다. 아마 정착이 되면 주요링크도 편집권을 가지게 될것입니다.

이러한 사실들과 이미 말한 헤드라인의 주목도에 비해 형편 없는 실시간 인기글의 조회수를 결합해서 생각해보자. 왜 실시간 인기글의 위치가 거기일까? 편집권을 나눴다는 생색을 내면서, 실제로는 기사를 발굴해야 하는 오픈에디터와 사용자에게 요만큼의 사탕발림을 하기 위한 거라고 평가하면 냉정한 것인가?

변한 것은 없다 그러나 변할거다

주요 링크에 대해서는 편집권을 전혀 나누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 블로거뉴스 개편은 사실 실망스럽다. 오픈에디터 도입을 다음측의 신뢰라고 평가한 내 의견을 이제, 외부 블로그 개방을 통해 늘어난 글 수를 필터링하기 위한 장치 이외의 의미는 없다고 수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디어다음의 블로거뉴스는 개편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 블로그에도 애드클릭스를 달 수 있다는 사실과 외부 블로거 가입 허용은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볼 점이 있다. 다음측은 프로블로거라고 부르려는 모양이지만 난 파파라치 블로거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 즉 트래픽을 통한 광고 수익을 노리는 일단의 블로거들의 등장 가능성이다. 아니 어쩌면 그런 블로거가 이미 있는지도 모르겠다. 카파라치에 대한 불만은 높았지만 그 긍정적 효과가 분명이 있었던 것처럼, 미디어다음의 편집 성향에 맞춘 전문 블로거가 다수 등장할 때 블로그스피어가 보일 이중적 반응을 생각해 보니 벌써 설랜다. 그리고 블로그스피어의 많은 블로거가 파파라치 블로거가 되지 않을까, 스스로를 다음측의 훈련 일정에 맞춰 갈고 닦는 블로거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그런 우려도 함께.

파파라치 블로거를 위한 팁

항상 사진기를 가지고 다녀라. 백주대낮에 돼지 능지처참하는 일이 당신 주위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 없다. 엽기적이어야만 편집진을 통과하는 건 아니다. 당신 주위에 있는 전단지를 아가씨로 승부? 저질 전단지 거리 난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으면 되는거다.

2007-05-26 PM 11:25에 추가

파파라치 블로거를 위한 팁에 링크한 두 글에 대해 설명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다분히 고의적으로 선정한 저 두 글로 소란이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우선 저 역시 몽구님과 리장님의 글을 빠짐 없이 읽고 있는 사람입니다. 두 분의 활동에 가감 없는 존경심을 표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런 제 생각과는 별개로, 그 두 분의 글이었기 때문에 비꼼을 담아서 링크할 수 있었습니다. 돼지 능지처참은 미디어다음의 선정성을, 전단지는 미디어다음의 베스트블로거에 대한 관성을 대표하는 글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이걸 그 글을 쓴 블로거를 비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것 역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소란이 일고 댓글을 통해 이런 생각을 밝히면 좋았겠지만 예상 외로 잠잠해서 미리 변명을 해둡니다. 이제 자야하거든요.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