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사이트 한 구석에서 블로거들을 술렁거리게 만들었던 블로거뉴스가 공개되었다. 가입 방법도 간단하고 포털 사이트의 엄청난 트래픽을 내 블로그로 끌어 올 수 있다는 매력까지 있으니 올블로그에 가입한 블로거가 블로거뉴스에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먼저 블로거뉴스의 대략적인 인터페이스를 살펴보자.

  1. 오늘의 헤드라인 - 공간의 크기와 위치는 서비스 운영자(다음)가 각 정보의 중요도를 평가하는 척도를 나타내기 마련이다. 서비스가 안정화되기 전에 잡은 스크린샷이기 때문에 현재 화면으로는 이 공간을 통해 다음이 전달하려는 정보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다만 '오늘'이라는 이름으로 미루어 상당한 시간의 노출 기간(어쩌면 24시간)이 보장될 것 같다는 정도의 짐작만 가능한 상태다.
  2. 실시간인기 블로거뉴스 - 추천과 조회수로 구성된 함수(아마도)의 결과로 나타나는 인기에 따라 글이 노출되는 공간이다.
  3. 베스트기자 최신 뉴스 - 기존 다음 블로거기자단의 베스트 블로거기자(현재 79명)가 보낸 기사는 바로 이 공간에 노출된다. 파격적인 특권이라고 볼 때 다음측이 기존 블로거기자단에 대해 가지고 있는 믿음과 자신감의 표출이라고 본다.
  4. 이슈 트랙백 - 재미 있는 공간이다. 이슈로 등록된 글에 트랙백을 보내면 이 공간에 노출된다. 다음측의 의도는 공동취재란다.
  5. 정부 NGO 기업 최신뉴스 - 더보기(more) 링크가 없는 것이 의아하지만 기관이나 단체의 보도자료, 주장 등이 링크되는 공간. 아마, 다음 마음대로?
  6. 가장 많이 본 블로거뉴스 - 조회수 순으로 노출되는 공간. 높은 조회수를 얻기 위해서는 1, 2, 3, 4 영역에 노출되어야 하므로, 즉 추천을 받아야 하므로 네 영역, 특히 실시간인기 블로거뉴스 영역의 성격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선에서 엔터테인먼트 성격이 강한 글들이 상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겠다.

사이드바 - 현재 블로거뉴스 베스트, 동영상 베스트, 포토 베스트, 그리고 오늘의 주요뉴스가 노출되고 있다.

현재 정보가 많이 부족한 상태라 각 영역이 어떤 메커니즘에 따라 움직이는지 추측하기는 어렵다. 블로거뉴스 역시 사용자의 추천과 조회수에 기반하는 것은 다른 메타사이트들과 마찬가지이지만, 베스트 블로거기자들을 비롯한 기존 다음 블로거로 구성된 일군의 오픈에디터들의 추천에 큰 가중치를 주고 있기 때문에 평등한 추천 권한과 조회수 기반인 올블로그나 이올린 등 기존 메타사이트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만 언급하고 블로거뉴스가 블로그스피어에 미칠 영향을 예상해보자. 물론, 제한적인 정보와 제한적인 경험에 기반한 nova 나름의 예상이다(재미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의 자신감이자 블로거뉴스의 핵심, 오픈에디터

커서님의 글을 보면, 오픈에디터 1인에게 다음 사용자 20인에 해당하는 추천 권한이 주어졌다고 한다. 오늘 새벽에 올린 글이 올리자마자 실시간 인기글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데 그때 추천 점수가 20이었다. 한정적인 오픈에디터 수와 새벽 시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던 거다.

여기서 지난 5월 3일의 간담회 이야기를 해야겠다. 간담회 내용을 자세하게 전달해주신 서명덕님 덕분에 다음측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었다. 먼저, 아래 글을 보자. 여기서 '그'는 미디어 다음 콘텐츠팀의 고준성님을 의미한다.

"외부 블로거들이 많이 몰리면 기존 다음 블로거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는 "기존 메타블로그에서 스타와 다음 블로그 스타블로거들은 집단이 서로 다르다"며 "기존 외부 블로거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메타블로그에 있는 글들은 다음 메인화면에 걸어 놓을 만한 글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시의성 있는 아이템을 현장에서 취재한 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다음 블로그에서 블로거로서 책임 있는 글을 쓰는데 훈련 받은 분들이 설자리가 없어지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역시 다음 블로그의 스타블로거와 기존 메타사이트(올블로그)의 스타블로거가 서로 성향이 다르다는 생각엔 동의한다. 면면들을 살펴보면 동의하지 않을 도리가 없지 않나? 실제로 두 집단은 많이 다르다. 그런 차이가 왜 발생했는지 생각해보면 좁은 우리 블로고스피어의 미래를 더 재미 있게 예측할 수 있다.

다음이 오픈에디터로 선정한 사람들은 미디어다음 메인에 기사를 많이 노출시킨 사람들이다. 고려할 것은, 미디어다음 메인에 노출되는 기사는 미디어다음 콘텐츠 팀이 선정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에 따라 선정된 오픈에디터는, 어쩌면, "시의성 있는 아이템을 현장에서 취재한 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디어 다음의 생각을 그대로 대변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20배에 이르는 추천 권한. 편집 권한을 일부 개방하면서 미디어다음이 생각하는 어떤 가치를 지킨다고 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보지만, 앞으로 유입될 외부 블로거 입장에선 껄끄러운 진입장벽으로 보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나 역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소수의 집단에 가중치를 주는 메타사이트 시스템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러한 모델이 등장했으니 어떻게 돌아가는지 잠시 살펴볼 차례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서명덕님의 글에 있는 동영상을 보면 오픈에디터에 대한 중요한 언급이 나온다. 즉, 편집 행위에 대한 보상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스트 기사에 상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처럼, 이 보상은 금전적인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나는 요즘, 올블로그가 한계를 만났고 그 한 요인이 평가자에 대한 보상 모델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동영상을 보면 다음 관계자는 이번 개편을 마이너하다고 말하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편집 행위에 대한 보상은 반드시 실현된다며 믿어달라고 말했다. 다음의 오픈에디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획기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실과 오픈에디터이기도 한 베스트 블로거기자의 글은 블로거뉴스 메인에 바로 노출시킨다는 점에서 다음이 기존 스타블로거에게 가지고 있는 신뢰와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기존 사용자 집단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 그게 이번 개편의 핵심은 아닐까?

올블로그의 걱정

5월 20일 0시 현재 블로거뉴스 블로거기자는 27,940명이다. 기존 등록자 수를 고려하면 증가 속도는 빠르지 않은 것 같다. 현재의 등록 방식(비록 쉽다고 해도)으로 볼 때 외부에서 블로거기자로 등록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올블의 6만 사용자 안에 다 있다고 보면 맞을거다. 그게 올블에게 문제가 될까? 피딩하는 블로거 입장에서는 블로거뉴스나 올블로그나 일종의 채널일뿐 어느 쪽에 충성할 이유는 전혀 없다. 블로거뉴스에서 외부 블로그 등록을 받는다고 해서 올블로그 글이 줄어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네이버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공개된 여러 기사에서 올블로그 방문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내용이 언급된 기사가 몇 개 있었다. 네이버에 링크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기사도 있었지만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올블로그 트래픽이 줄어든건 올블로그가 재미 없는 글 목록을 제공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은가 말이다. 누군가가 말한 것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난 피딩 수 때문에 사용자들이 양질의 글을 선별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 차라리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올블로그 입장에서는 기존 블로거의 다음 가입보다는, 기존 독자의 다음 블로거뉴스 구독이 더 두려울거다. 지금까지 2만여 개의 다음 블로그가 생산하던 이야기는 올블로그 구독자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구독자인 동시에 생산자인 외부 블로거를 다음이 받아들이면서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글 목록이 생성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거기엔 가볍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을 것이고 유별난 얼리어댑터들의 리뷰도 포함될 것이다(물론 이전의 다음 블로그에 그런 이야기가 없었다는 이야기 아니다). 아마 애드센스 이야기도 있겠지. 블로거(구독자) 각자가 가진 시간은 유한하므로 이제 상당한 올블로그 사용자의 시간을 블로거뉴스와 나눠가져야 하는 입장에 처한 것이다. 만약 블로거뉴스가 흥미 있는 글 목록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면, 올블로그는 자동으로 피딩되는 글만 넘치는 인기 없는 아카이브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반대로, 외부 블로거를 통해 분산된 다음 사용자가 그 외부 블로거를 통해 올블로그로 연결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네이버 검색에 노출된 외부 블로그가 올블로그 트래픽 증가에 아무 기여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린 기억해야 한다. 포털 사용자는 한 곳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것이 편해서 거기 있는 것이지 뭘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올블로그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블릿이라는 수익 모델을 개발했다는 것이다(그 효용성은 논외로 하고). 다음이 각 블로거에게 전달하는 트래픽이 올블로그에 도움이 되는 것은 이거 하나 정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올블로그가 지금과 같은 추천 로직으로 같은 사용자를 공유하여(다음 블로거기자의 상당수는 올블 등록자라고 생각한다) 블로거뉴스와 경쟁한다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상위 뉴스로 선정되어 메인에 노출되어야 큰 트래픽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해도, 트래픽 중심적인 일단의 블로거는 자신의 역량을 블로거뉴스에 쏟을 가능성이 많다. 그것은 추천 감소로 이어질 것이고 아슬아슬하게 유지되어 온 올블로그의 선별 기능에 일대 혼란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블로거뉴스는 우리 생각보다 더 올블로그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반대 급부

나는 애드센스 때문에 구글이 evil하다고 믿기 시작했다. 분산형 광고라는 일대 혁신을 불러온 그 녀석은, 트래픽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들을 양산했다. 포털에 달린 큼직한 광고를 욕하던 사람들이 그 보다 두 배는 큰 애드센스 광고를 본문에 달고 있고, 그걸 최적화라는 이름으로 부르기까지 한다. 메타사이트 트래픽은 도움이 안 된다지만 낚시 블로그는 매일 매일 늘어나고 있다. 트래픽 유발만을 노리는 펌 자료로 가득한 블로그의 증가로 메타사이트의 선별 기능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관리 부실의 이올린이고 올블로그도 날이 갈수록 피곤해지고 있다.

곧 블로거뉴스도 그런 트래픽 사냥꾼들의 표적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 페이지에 형편 없이 부족한 숫자의 글을 보여주는 블로거뉴스의 사용자들과 오픈에디터들은, 글을 선별하려면 올블로그 사용자들보다 훨씬 피곤해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올블로그보다 더욱 심한 승자 독식 현상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반대로, 트래픽 사냥꾼들과 블로거뉴스 사용자들이 싸우는 사이 올블로그의 글 목록은 풍성해질지 모른다. 글 목록을 교란하던 세력 하나가 사라지기 때문에 말이다.

조급한 바람

제한적인 수준에서나마, 블로거의 포스팅을 다른 언론사의 기사와 마찬가지로 취급했다는 점에서 미디어 다음은 획기적인 시도를 했다. 포털이 트래픽을 나누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네이버도 블링크가 있기는 하다) 블로거뉴스는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좁은 메타사이트 시장에 거대 포털이 참여하는 행위는 올블로그 같은 작은 벤처에겐 위협적인 행위임에 분명하다. 비록, 사용자 이탈이나 포스팅 감소 같은 실질적인 변화를 유발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포털 외부에 있는 사용자의 시선을 포털로 돌렸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블로거뉴스가 열린 블로그를 선택하는 사용자의 증가로 이어지고, 블로거뉴스와 올블로그가 서로 다른 특색 있는 서비스로 발전하여 상생하는 길도 분명 있을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그것은 블로거뉴스가 "시의성 있는 아이템을 현장에서 취재한 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집 방향을 지켜나갈 때에만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그 권한의 상당 부분은 오픈에디터들에게 있다. 오픈에디터들이여, 미디어 다음의 고유한 특색을 잘 지켜주시기 바란다.

어설픈 우려

프로블로거의 탄생과, 트래픽 증가에 따른 수익과 보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티스토리를 언급했던(서명덕님의 글에 있는 동영상 참조) 다음 담당자의 말을 떠올리며, '있을 때 잘하지'라고 말하며 가방을 쌌던 전지연을 떠올리며, 애드클릭스 달린 다음 블로그를 배경으로 '돈 안 되는 곳에서 뭐해'라고 말할지도 모를 누군가를 떠올리는 나는, 네이버와 다음이라는 고래 싸움에 올블로그라는 새우 등이 터지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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