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았다

Posted 2007. 7. 25. 12:34
기분이란 것은 그렇다. 아주 작은 것, 사소한 것, 그런 것들이 단초가 되어 걷잡을 수 없는 감정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내가 지금 그렇다. 평상시라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을 일들에 상처 받고 실망했다. 상처를 치유하려는 자구적인 노력은 일종의 모멸감이 되어 나를 괴롭힌다. 이건 악순환이다.

나는 내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악순환을 해결할 방법을 알고 있다. 내가 적의를 품은 누군가, 어떤 대상들을 향해 품은 악의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면 그만이다. 나는 이미 오래 전에 그런 적의를 푸는 방법을 터득했고 충분한 실전 경험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배설이 내개 주는 상처 역시 잘 알고 있다.

어떤 행위의 득과 실을 모두 알고 있는 상태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할 일을 저지르는 것은 일종의 자기 학대이고, 나이를 먹을수록 상처가 회복되는 속도는 느려진다. 그리고 이것이 누군가가 약해지는 메커니즘의 핵심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성령은 인간의 약함 속에서 완전해진다는 성경 구절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요즘, 위와 같은 헛소리와 함께 nova는 잠시 trivial matters를 떠나 그 동안 버려두었던 사적인 관심사를 탐구하는 일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블로그계를 떠난다는 뜻은 아니고요. 한 동안 이 공간이 갱신되지 않을 거라는 뜻입니다. 이 공간을 사랑해주셨던 분들에게 잠수 통지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편집 창을 열었는데 심각하게 읽히는 문장이 만들어졌네요. ㅜ.ㅜ 제가 요새 좀 가라앉아서 그렇습니다.

다른 곳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이야기를 하는 nova를 만나게 되더라도 너무 어색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P.S. 사적인 연락은 About에 있는 메일을 이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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