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씨, 공부 좀 하세요

Posted 2007. 10. 15. 21:47

RSS로 그만님의 글, 포털의 편향성 논란 [유권자는 구경꾼?]을 읽다가 변희재 씨의 명승은씨의 일방적 네이버 옹호론을 비판한다까지 읽게 되었다. 변희재 씨의 자뻑 글쓰기야, 글로 자기를 팔아먹고 살지만 능력이 부족한 부류들의 전형적인 자기 PR 방식이기 때문에 그냥 웃고 말려고 했는데 '자본과 권력에 관한 사회 과학 공부'를 하라는 변 씨의 충고 부분에 이르니 뚜껑이 열렸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댓글 좀 달고 놀았다고 인터넷 기술을 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기술 기반의 전문가에게 충고할 정도면 변 씨는 사회, 인문 공부는 할만큼 했고 기술 분야에 대해서도 그에 필적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내가 하려고 하는 것처럼, 변 씨 댁부터 기본적인 인터넷 기술과 용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잔소리를 듣게 될테니 말이다.

네이버는 캡처로 모니터할 수 없는 매체라는 시작부터 에러다. 변 씨는 아래와 같이 주장한다.

네이버와 명승은씨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네이버뉴스를 단 하루에 두 번 캡쳐하여 모니터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하루 24시간 내내, 네이버의 모든 뉴스면을 두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지 않는다면, 네이버 뉴스의 모니터는 불가능하다. 이것은 네이버도 알고, 명승은씨도 알고, 필자도 아는 바이다.

문제는, 변 씨 수준의 사람은 모르지만 기술 좀 공부했다는 사람이라면 모니터 안 쳐다봐도 초 단위로 네이버 뉴스 화면의 변화를 감지하고 기록하는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다는 걸 다 안다는거다. 영업기밀이라 보여주기 싫다는 네이버 닥달 안 해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 구간으로 실증적인 데이터를 구할 수 있었다는 의미 되겠다. 대선미디어연대는 그걸 안 해서 빌미를 제공한 것이고, 그렇게 된 이유는 명승은 씨의 설명 그대로 기존 미디어를 다루는 것처럼 인터넷 미디어를 다룬 관성-그러니까 인터넷을 몰랐다는 뜻- 때문이다. 이걸,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변 씨야 말로 뭘 모르는 것이고, 이후에 이어지는 주장을 하기 위해 무리한 가정을 하고 있는 것 뿐이다. 그러니까, 변 씨부터 컴퓨터 공부 좀 하고 기술 이야기하라는 뜻 되겠다.

아울러, 네이버 메인의 편향성을 주장하는 의견은 많다. 변 씨의 의견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안 제시도 없이 장황하게 현상을 늘어놓으면서 IT 전문가들이 순진하다고 해 봐야 자뻑 글 쓰기 밖에 안 된다. 명승은 씨가 그런 현상을 모르고 있다고 가정하는 변 씨가 웃긴 것이고, 일방적인 배설 후에 상대를 '무한한 영업의 자유를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자로 취직시키는 것이 대담하다고 할 밖에. 사실, 변 씨가 이런 멍청하고 하나마나한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건 그가 미디어 2.0이란 용어를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있거나 글 대충 읽고 까기 급급했기 때문일거다.

뭐든 2.0을 붙이고 참여와 개방, 집단지성을 구현하는 모델인 척 하는 요즘의 트랜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명승은 씨가 글에서 주장하는 건 포털과 미디어들이 자신의 권력을 양보하고, 사용자와 책임을 분담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고 그걸 대표하는 단어로 미디어 2.0을 선택한 것이다. 찍소리 못하게 규제하려는 정치권에 빌붙어 있는 자신의 주장보다는 훨씬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주장인 이런 글에 대고 헛소리부터 시작하는 변 씨야 말로, 반복해서 말 하지만, 정말 공부 좀 해야 한다.

문제는 변 씨처럼 공부도 안 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런 규제의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규제의 효과가 비교적 천천히 나타나고 가시적인 오프라인 기업에 비해 인터넷 기업에게 규제란 상상력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런 혼란스러운 주장과 반론, 변 씨 같은 삽질이 반복되고 정당화되는 이유는 네이버가 과점에 이른 상황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과점이라는 네이버를 규제하기 위해 어설프게 만든 법률은 한국 인터넷 기업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것이 될 것이고, 거꾸로 더 나은 대안의 출현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현재의 과점 상태를 유지하게 만드는 장치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변 씨 같은 사이비말고 진짜 전문가들이 모여서 좀 진지하게 논의해 달라는 것이 IT 전문가도 아니고 사회과학 공부도 안 한 평범한 사람의 소망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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