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블 탑100 블로거

Posted 2007. 8. 16. 10:50

[올블 top 100 블로거] 대안은 없나?를 먼저 읽으실 것을 권합니다. 민노씨의 논의를 받아서 쓰는 것이거든요.

평가 기준

올블 탑100의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는 결과를 가지고 유추 가능합니다. 올블의 블로그 검색 기능을 이용하면 특정 블로그의 글과 추천 빈도 등을 대충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위까지만 지금까지 올블에 피딩된 글 수를 정리해봤습니다.

  1. MoveOn21.com - 400개
  2. 서명덕기자의 人터넷세상 - 600개
  3. 재미있는 영화 블로그! 익스트림무비 - 700개
  4. 구글 비공식 블로그 - Google Inside- 500개
  5. 사진은 권력이다 - 900개
  6. ENTClic@blog...just another day - 100개
  7. 미래는 과거와 현재에 달려있다!! - 250개
  8.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 220개
  9. 스마트플레이스 - 110개
  10. Read & Lead - 220개
    (오차 10%! 대충 세었어요.)

가령 4월부터 올블에 피딩되었고 영화와 관련된 뉴스, 비평이 중심이어서 거의 모든 글이 평균적인 추천을 받고 있는 익스트림무비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기간이나 글 수 등에 관계 없이 받은 추천의 누적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글 당 평균 추천수가 5인 글 100개를 피딩한 블로그보다 글 당 평균 추천수 1인 글 501개를 피딩한 블로그가 더 높은 순위가 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추측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피딩한 글의 누적 추천으로 순위를 정하는 것이 역시 가장 합리적인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눈에 보이는 단점이 있기는 하죠. ;-)

자추 문제

이건 실질적인 데이터를 구하기 어려운 부분이므로 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trivial matters 검색 결과를 기준으로 솔직하게 고백할께요(좀 부끄럽네요 -.-a).
기간은 2007년 1월 1일부터 2007년 6월 30일까지의 제 글입니다.

이 기간 동안 전 89개 글을 피딩했고 그 중 43개 글에 자추를 했습니다. 자추를 하지 않은 글 중에 추천을 받은-그러니까 한 칸이라도 추천 칸을 채운- 글은 몇 개나 될까요? 46개 중에 9개입니다.
마지막으로, 추천 칸을 한 칸이라도 채운 52(43+9)개 글의 칸 수를 모두 더해봤습니다.
156칸이 나오네요. 이것이 올블 탑100 17위의 실체입니다. ;-)

그러니까 평균적으로 세 칸의 추천을 받을 수 있는 글 50개를 6개월 동안 쓸 수 있으면 올블 탑100 17위라는 것이죠. 사실 전 17위라는 것을 알고 좀 놀랐습니다. 올블 탑100의 진입 장벽이 너무 낮았거든요.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다음 공정성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더 풀어보겠습니다.

공정성

올블 사용자의 추천을 받으려면 메인에 노출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추수동 수집입니다. 수동 수집이 필요한 이유는 올블의 노출 시간이 발행 시간 기준이기 때문에 발행 후 즉시 수집되지 않으면 추천을 받더라도 메인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올블 개편이 실시간 글 위주가 아니라 추천 받은 글의 노출 시간을 늘리는 쪽으로 진행된 것은 발견, 수집과 관련된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올블 라이브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보아야죠. 그러나 여전히 발행 시간을 기준으로 글을 정렬해 보여주기 때문에 수동 수집을 하지 않는 블로거의 글은 노출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아니라면 알려주세요).

자추, 수동 수집 모두 적극적인 행위라는 점에서, 결국 올블 기능에 익숙하지 않은-이건 다른 말로 올블 활동에 관심이 적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블로거는 불리한 출발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도 되겠습니다. 하지만, 사용자의 적극성 역시 평가 모델의 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행위의 결과를 불공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 적극성을 평가 모델에서 제외하려면 수집 시간을 기준으로 하고 자추를 없애면 되겠죠. 제 개인적인 순위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전 현재 올블 평가 모델은 이 적극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고 느낍니다.

추천 단추

도아님이 말씀하시는 추천 단추는 이올린이나 블로거뉴스와 같이 개별 글에 추천 단추를 달 수 있게 하자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적극성이라는 논점을 추천 단추에 적용해 보면, 자추나 수동 수집과 다를 것 없는 반론에 부딪히게 됩니다. 즉, 추천 단추를 다는 사용자의 적극성이 평가 모델에 반영되는 것이죠. 전, 자추의 영향력보다 추천 단추의 영향력이 더 클거라고 봅니다. 물론, 편의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런 기능이 생긴다면 저도 좋겠습니다. ;-)

건전성

사실 대개의 블로거가 하고 있는 고민을 올블도 하고 있을 겁니다. 다만 그 시각이 다른 것이겠죠. 올블 탑100은 올블 사용자 추천의 결과라는 점에서 평가 시스템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척도라는 생각을 합니다. 탑100 중에 티스토리 블로거가 반이라는 현실과 티스토리 사용자가 다른 서비스형 블로그 사용자보다 적극적일 것이라는 추측을 결합하면, 올블 평가 모델에 사용자의 적극성이 지나치게 반영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적극적인 사용자가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올블 성장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 역시 할 수 있겠죠. 해가 지날수록 올블 탑100 블로거들이 대중적인 성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결과를 블로그스피어의 건전성이라는 측면에서 비판할 수 있을 겁니다.

수익형 블로그

적극적인 티스토리 블로거의 약진으로 대표되는 변화의 중심엔 구글 에드센스와 다음 애드클릭스를 단 수익형 블로그가 있다고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겁니다. 평가라는 단계가 있다는 점에서(단순한 제목 낚시만으론 큰 트래픽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올블에서 추천을 받는 수익형 블로그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는 평균적인 질은 보장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트래픽을 유도하는 대중적인 정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더 바람직한 정보가 많아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펌글을 비롯한 이런저런 메타사이트의 문제점을 지적해왔지만, 평가 모델만 올바르다면 수익형 블로그가 만들어내는 정보가 블로그스피어에서 만들어지는 정보의 질을 향상시킬 거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현재 블로그스피어의 기류는 수익성 블로그들에 대해 싸늘한 한랭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수익성 블로그들의 성장세는 더욱 빠르고 커질 것입니다. 그들의 적극성을 합리적으로 반영하면서 메타사이트와 메타사이트 이용자가 서로 win-win할 수 있는 평가 모델이 무엇일지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문제겠지요.

사족일까요?

탑100에 든 김에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지만 올바른 평가 방법은 기본일 뿐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블 이용자의 적극적인 발견, 추천입니다. 이번 상반기부터 발견왕, 다독왕을 공개하는 것은 참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에선 올블을 만들어가는 것은 이 사람들이니까요. 현재는 목록 이상의 의미가 없지만 발견왕, 다독왕이라는 타이틀이 실질적인 어떤 혜택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제 머리에선 별 뾰족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네요. 혹시 아이디어가 없으신가요? ;-)

이 글은 다음 글에 트랙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