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추천글이 퍼온 글?
Posted 2007. 6. 12. 08:03글을 퍼오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리고, 여러 이유 중 가장 정당한 이유는 내가 공감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도 보여 주고 싶어서겠지. 얼핏 보면 좋은 이 일에 짜증 내는 사람이 몇 있다. 민노씨가 그 중 하나다. 예의 바른 그 청년이 짜증을 내는 이유를 먼저 살펴보시기 바란다. 이 글은 민노씨의 짜증보다 배는 짜증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을지 모르므로, 예방적인 차원에서 말이다.
'모 정치 사이트에서 꾸준히 글을 퍼오는 어떤 블로그를 올블 실시간 인기글에서 자주 만난다' 이렇게 쓰면 좋겠는데 성격이 모나서, 서프라이즈 글을 퍼오는 파파짱이라는 분의 블로그를 인기글에서 자주 보는 김에 글을 쓰게 되었다고 솔직히 말해야겠다.
아직도 사이트 한 구석에 황우석 찬가를 부르는 곳이 있는 그 서프라이즈라는 사이트의 서프라이즈한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는 flame war를 양산할 것이므로 패스하고, 파파짱님이 글을 퍼와서 자기 블로그에 저장하는 건 좋은데 그걸 올블로그에 피딩하는 건 무슨 의도인지 궁금하다.
올블 어제 추천글에 있는 기자들 왜 꼬리를 내리는가?라는 글만 놓고 보자. 자, 이제 파파짱님이 퍼온 글이 정일용씨의 입장을 왜곡했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 항의해야 할까? 파파짱님이 퍼온 글에 댓글을 달거나 반론을 트랙백으로 걸까? 파파짱님이 퍼온 글에는 파파짱님의 어떤 생각도 들어 있지 않다. 단 한 줄의 인상비평이라도 있었다면 덜 난처했겠지.
우선 정일용 기자협회장의 인터뷰 전문보기를 통해 어떤 대화가 오갔나 보는 것이 좋겠다. 퍼온 글에서 위 인터뷰 중 인용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근데 실제로는 더 길다. 전체를 인용해보자.
또 있다. 토론회 방식이 문제라는 정일용씨의 말 중 일부분만 아래와 같이 인용했다.
인터뷰 전문보기에서 정일용씨와 손석희씨의 관련 대화 부분을 다 옮겨 놓겠다.
꽤 느낌이 다르지 않은가? 물론 가장 좋은 방식은 인터뷰 전문보기 링크를 주고 전체 문맥을 파악하게 하는 것이다(그러시기를 권한다). 인터넷에선 그것이 가능하고, 그래서 기존 미디어보다 인터넷이 좋다고 하는 것 아니었나? 사실 위 인터뷰와 다른 관련 기사를 보면 기자협회의 입장은, 밀어붙이기로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중단하고 토론회를 거친 뒤 합리적으로 하자,는 의견이다. 밀어붙이기로 일을 진행하면서 하는 토론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주장이기도 하고 말이다. 이게 그렇게 욕 먹을 의견인가? 1:10 토론만해도 그렇다. 손석희씨는 관련 단체들이 의견을 조율해서 나오면 된다고 하지만 그게 쉽지 않을 것이고 어느 한 단체의 한 사람에게 모든 토론 기회를 몰아주는 것 역시 이권단체들 입장에선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런 사항들을 검토해야 최소한의 판단 기준이 마련되는 것이겠지. 하지만 파파짱님이 퍼온 글에는 그런 것이 결여되어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보자.
지난 대선과 탄핵 사태에서 퍼온 글이 큰 위력을 발휘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기성언론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효과적이었고 파괴력 또한 강했다. 나 역시 활동하는 여러 커뮤니티에서 글을 퍼오고 토론하고 했으니까. 문제는 그런 복제가 블로그 메타사이트에서도 유용할 것인가이다. 올블로그로 대표되는 지금의 한국 메타사이트는 동방신기 팬클럽 회원 100명이 다음 블로그를 개설하고 팬 사이트의 좋은 글을 올리고 서로 추천하면 공황 상태에 빠지는 그런 구조다. 아슬아슬한 구조가, 다소의 불만은 있지만, 그나마 유지되는 이유는 동방신기 팬클럽이 그런 시도를 할만큼 영악하거나 사악하지 않기 때문이다(우린 그들의 순수함에 감사하고 살아야 한다). 서프라이즈의 글을 퍼오고 그 글이 올블 실시간 인기글에 올라가 유지되는 걸 보면서 노무현씨 팬클럽이 올블로그에 많구나,라고 생각하는 내가 어떤 불안감에 사로잡히는 건 좀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자 이제 솔직히 이야기하자. 난 메타사이트의 구조상 퍼온 글을 피딩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행위를 용인하게 되면 결국 메타사이트는 퍼온 글로 뒤덮혀 버릴 거다. 어떤 글은 되고 어떤 글은 안 된다고 말해선 안 된다. 추천은 다를까? 퍼온 글이 메타사이트를 오염시킨다고 생각하면서, 어느 순간 퍼온 글에 추천을 클릭하는 그 손가락은 정파성에 끌린 것 아닌가? 당신의 심장을 아무리 뛰게 해도 그건 퍼온 글이다. 그 결과 나타나는 건 소위 X빠로 불리는 부류의 저질스러운 행태를 증명하는 추천글 목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제의 추천글이라는 그 글에 달려 있는 댓글이 몇 개나 되는지 봐라. 거기 소통이 있나? 블로그 메타사이트는 소통을 위한 공간이어야지 선전을 위한 공간이어서는 안 된다.
하고 싶은 말이 하나 더 있다. 게시판은 특정한 부류의 사람이 모인 곳이다. 서프라이즈는 다수의 노무현 지지자와 반대자가 엉겨 싸우는 곳이고 조독마는 다수의 꼴통 보수와 시간 남아도는 진보가 엉겨 있는 곳이다. 거긴 거기 문법이 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다소 과장되고 편향되어 있는 글 쓰기는 그곳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대개의 글은 그 사이트의 문법에 맞춰 쓰인 것이고 그 곳에 있어야 바른 언어로 읽힌다. 마치, 어떤 종교행사가 외부자의 시선으로 보면 광신도 모임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에겐 신성한 행사인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그런 공간에서 만족하는 것을 넘어 거기에 있는 글의 전문을 퍼와서 피딩하고 그걸 추천하는 행위, 자신들의 정파성에 눈이 어두워 메타사이트조차 그런 공간으로 만들려고 하는 수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말고도 몇 더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시간 좀 냈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자신의 이익이나 신념을 위해선 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하는 존재다. 올블로그 운영자들이 퍼온 글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모르겠지만, 실시간 인기글은 몰라도 어제의 추천글에선 퍼온 글 좀 빼 줄 수 없나? 퍼온 글 따위가 어제 하루 올블로그를 대표했다는 걸 계속 광고하는 이유를 나는 도통 이해하지 못하겠다. 앞으로 좋은 글, 좋은 기사, 좋은 만화, 열심히 퍼다 나르라고 광고하는 것 아니라면 말이다. 물론 올블로그가 운영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을 이념으로 삼고 있다는 건 나도 알지만, 퍼온 글에 대한 정책 정도는 이제 마련할 때가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2007-06-12 PM 4:19에 추가
'어제의 추천글이 퍼온 글?'에 대한 반박 글
파파짱님이 이 글에 대한 반박글을 올렸다. 트랙백을 이용할 생각이 없으신 것 같고, 이 글에 댓글도 달지 않아서 못 볼뻔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봤다. 보실지 안 보실지는 모르지만, 간단하게나마 답해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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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어떤 글을 퍼오지 말라는 것으로 읽으신 것 같은데, 다시 읽어보시면 퍼온 글을 메타사이트로 피딩하지 말아달라는 뜻입니다. 그걸 '훈장질'이라고 생각하시면 계속 퍼온글 피딩하십시오. 뭐 말씀하신 그대로 자유의지로 하는 일을 어떻게 막겠습니까? 메타사이트 구조로 봤을 때 퍼온 글에 대한 배제가 필요하다고 계속 주장했고 이제 올블로그측에서 추천글에 퍼온 글이 올라가지 않게 하는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말했으니 그와 관련된 부분도 저로서는 더 이상 언급할 이유가 없어졌네요.
다만, 파파짱님의 퍼온 글 외에 다른 부류의 퍼온 글이 추천글에 올라가는 걸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가령 올블 사용자들이 퍼온 글 추천에 관대하다면 인기 많다는 구글이나 에드센스에 대한 퍼온 글이 수시로 추천글이 되어야 겠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답니다. 이상하게도 파파짱님이 올린 퍼온 글은 자주 인기글이 되더군요. 거기서 '정파성'을 보고, 그 뻔한 정파성을 어제의 추천글에 남기는 부류들이 '저질스럽다'고 표현한 것인데 그게 네티즌을 폄하한 것이라면서 사과하라고 하시니 난감하네요. 제가 제시한 판단 근거가 영 형편 없는 것이라면 그걸 반박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서프라이즈나 황우석에 대한 제 표현에 대고 사과하라고 주장하는 뻔뻔함은 어디서 나오시는 것인지. 제가 파파짱님에게 한나라당을 딴나라당으로 부르지 말라고 요구하면 어떤 기분이시겠습니까? 사과요? 님 표현대로 일고의 가치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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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파파짱님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제 글에 대한 반박을 하실 땐 제 글을 링크로 걸어주십시오. 일종의 반론권 보장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뭐, 파파짱님 글이 올블 인기글에 올라서 제가 보고 직접 트랙백을 걸었으니 망정이지, 대개의 분들은 파파짱님이 초반에 쓰신, 제가 하지도 않은 비난에 대한, 반론을 읽고 제 의도를 오해했을 것 같거든요. 인터뷰를 인용하면서 인터뷰 전문을 링크하지 않는 글쓰기가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것도 같아서 좀 조심스러운 충고이긴 하네요.
'모 정치 사이트에서 꾸준히 글을 퍼오는 어떤 블로그를 올블 실시간 인기글에서 자주 만난다' 이렇게 쓰면 좋겠는데 성격이 모나서, 서프라이즈 글을 퍼오는 파파짱이라는 분의 블로그를 인기글에서 자주 보는 김에 글을 쓰게 되었다고 솔직히 말해야겠다.
아직도 사이트 한 구석에 황우석 찬가를 부르는 곳이 있는 그 서프라이즈라는 사이트의 서프라이즈한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는 flame war를 양산할 것이므로 패스하고, 파파짱님이 글을 퍼와서 자기 블로그에 저장하는 건 좋은데 그걸 올블로그에 피딩하는 건 무슨 의도인지 궁금하다.
올블 어제 추천글에 있는 기자들 왜 꼬리를 내리는가?라는 글만 놓고 보자. 자, 이제 파파짱님이 퍼온 글이 정일용씨의 입장을 왜곡했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 항의해야 할까? 파파짱님이 퍼온 글에 댓글을 달거나 반론을 트랙백으로 걸까? 파파짱님이 퍼온 글에는 파파짱님의 어떤 생각도 들어 있지 않다. 단 한 줄의 인상비평이라도 있었다면 덜 난처했겠지.
우선 정일용 기자협회장의 인터뷰 전문보기를 통해 어떤 대화가 오갔나 보는 것이 좋겠다. 퍼온 글에서 위 인터뷰 중 인용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정부에서 지금 계속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단 말이죠. 그러니까 저희들이 토론회를 이야기 했을 때는 거기에서 우리의 의견을 듣고 그래서 정부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하자라고 해서 토론회에 응하겠노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냥 정부에서 정부안대로 계속 추진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죠. 토론회가 무슨 소용 있겠나, 이런 생각입니다.
근데 실제로는 더 길다. 전체를 인용해보자.
물론 저번에 이 자리에서 저는 원칙적으로 그런 토론회 같은 것을 찬성한다 라고 말씀드렸는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역시나 그 당시에도 걱정이 됐었지만 정부에서 지금 계속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단 말이죠. 그러니까 저희들이 토론회를 이야기를 했을 때는 거기에서 우리의 의견을 듣고 그래서 정부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하자 라고 해서 토론회에 응하겠다 라고 이렇게 말을 했었는데 지금은 그냥 정부에서 정부안대로 계속 추진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죠. 토론회가 무슨 소용 있겠나, 이런 생각입니다.
또 있다. 토론회 방식이 문제라는 정일용씨의 말 중 일부분만 아래와 같이 인용했다.
TV 생중계로 되는 토론회에서 대통령 한 분하고 이쪽에선 한 10명 정도가 참석을 할 예정이다. 이렇게 들었는데 과연 그런 자리에서 토론다운 토론이 되겠는가, 이런 걱정이 있습니다. (중략) 그러니까 대통령께서는 혼자서 말씀을 하시니까 계속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가 있겠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한 10명, 7,8명 가서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면 중구난방이 될 가능성이 있죠.
인터뷰 전문보기에서 정일용씨와 손석희씨의 관련 대화 부분을 다 옮겨 놓겠다.
☎ 손석희 / 진행 : 그냥 일반인들이 보기에는요. 오히려 간단하게 생각해서 그렇게 10:1로 토론회를 하면 노무현 대통령이 결코 유리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 정일용 / 기자협회장 : 그렇지만 실제 현실로 들어가서 보면 우리 손 교수님께서 잘 아시겠습니다만 만약 10명이서 이야기를 한다고 그럴 것 같으면 한 사람 당 2분 내지 3분, 잘 해야 6분 정도 그런 정도 시간이 될텐데 거기에서 가령 서로가 이야기가 되겠는가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대통령께서는 혼자서 말씀하시니까 계속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가 있겠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한 10명, 7, 8명 가서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면 중구난방이 될 가능성이 있죠.
꽤 느낌이 다르지 않은가? 물론 가장 좋은 방식은 인터뷰 전문보기 링크를 주고 전체 문맥을 파악하게 하는 것이다(그러시기를 권한다). 인터넷에선 그것이 가능하고, 그래서 기존 미디어보다 인터넷이 좋다고 하는 것 아니었나? 사실 위 인터뷰와 다른 관련 기사를 보면 기자협회의 입장은, 밀어붙이기로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중단하고 토론회를 거친 뒤 합리적으로 하자,는 의견이다. 밀어붙이기로 일을 진행하면서 하는 토론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주장이기도 하고 말이다. 이게 그렇게 욕 먹을 의견인가? 1:10 토론만해도 그렇다. 손석희씨는 관련 단체들이 의견을 조율해서 나오면 된다고 하지만 그게 쉽지 않을 것이고 어느 한 단체의 한 사람에게 모든 토론 기회를 몰아주는 것 역시 이권단체들 입장에선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런 사항들을 검토해야 최소한의 판단 기준이 마련되는 것이겠지. 하지만 파파짱님이 퍼온 글에는 그런 것이 결여되어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보자.
지난 대선과 탄핵 사태에서 퍼온 글이 큰 위력을 발휘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기성언론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효과적이었고 파괴력 또한 강했다. 나 역시 활동하는 여러 커뮤니티에서 글을 퍼오고 토론하고 했으니까. 문제는 그런 복제가 블로그 메타사이트에서도 유용할 것인가이다. 올블로그로 대표되는 지금의 한국 메타사이트는 동방신기 팬클럽 회원 100명이 다음 블로그를 개설하고 팬 사이트의 좋은 글을 올리고 서로 추천하면 공황 상태에 빠지는 그런 구조다. 아슬아슬한 구조가, 다소의 불만은 있지만, 그나마 유지되는 이유는 동방신기 팬클럽이 그런 시도를 할만큼 영악하거나 사악하지 않기 때문이다(우린 그들의 순수함에 감사하고 살아야 한다). 서프라이즈의 글을 퍼오고 그 글이 올블 실시간 인기글에 올라가 유지되는 걸 보면서 노무현씨 팬클럽이 올블로그에 많구나,라고 생각하는 내가 어떤 불안감에 사로잡히는 건 좀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자 이제 솔직히 이야기하자. 난 메타사이트의 구조상 퍼온 글을 피딩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행위를 용인하게 되면 결국 메타사이트는 퍼온 글로 뒤덮혀 버릴 거다. 어떤 글은 되고 어떤 글은 안 된다고 말해선 안 된다. 추천은 다를까? 퍼온 글이 메타사이트를 오염시킨다고 생각하면서, 어느 순간 퍼온 글에 추천을 클릭하는 그 손가락은 정파성에 끌린 것 아닌가? 당신의 심장을 아무리 뛰게 해도 그건 퍼온 글이다. 그 결과 나타나는 건 소위 X빠로 불리는 부류의 저질스러운 행태를 증명하는 추천글 목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제의 추천글이라는 그 글에 달려 있는 댓글이 몇 개나 되는지 봐라. 거기 소통이 있나? 블로그 메타사이트는 소통을 위한 공간이어야지 선전을 위한 공간이어서는 안 된다.
하고 싶은 말이 하나 더 있다. 게시판은 특정한 부류의 사람이 모인 곳이다. 서프라이즈는 다수의 노무현 지지자와 반대자가 엉겨 싸우는 곳이고 조독마는 다수의 꼴통 보수와 시간 남아도는 진보가 엉겨 있는 곳이다. 거긴 거기 문법이 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다소 과장되고 편향되어 있는 글 쓰기는 그곳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대개의 글은 그 사이트의 문법에 맞춰 쓰인 것이고 그 곳에 있어야 바른 언어로 읽힌다. 마치, 어떤 종교행사가 외부자의 시선으로 보면 광신도 모임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에겐 신성한 행사인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그런 공간에서 만족하는 것을 넘어 거기에 있는 글의 전문을 퍼와서 피딩하고 그걸 추천하는 행위, 자신들의 정파성에 눈이 어두워 메타사이트조차 그런 공간으로 만들려고 하는 수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말고도 몇 더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시간 좀 냈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자신의 이익이나 신념을 위해선 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하는 존재다. 올블로그 운영자들이 퍼온 글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모르겠지만, 실시간 인기글은 몰라도 어제의 추천글에선 퍼온 글 좀 빼 줄 수 없나? 퍼온 글 따위가 어제 하루 올블로그를 대표했다는 걸 계속 광고하는 이유를 나는 도통 이해하지 못하겠다. 앞으로 좋은 글, 좋은 기사, 좋은 만화, 열심히 퍼다 나르라고 광고하는 것 아니라면 말이다. 물론 올블로그가 운영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을 이념으로 삼고 있다는 건 나도 알지만, 퍼온 글에 대한 정책 정도는 이제 마련할 때가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2007-06-12 PM 4:19에 추가
'어제의 추천글이 퍼온 글?'에 대한 반박 글
파파짱님이 이 글에 대한 반박글을 올렸다. 트랙백을 이용할 생각이 없으신 것 같고, 이 글에 댓글도 달지 않아서 못 볼뻔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봤다. 보실지 안 보실지는 모르지만, 간단하게나마 답해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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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어떤 글을 퍼오지 말라는 것으로 읽으신 것 같은데, 다시 읽어보시면 퍼온 글을 메타사이트로 피딩하지 말아달라는 뜻입니다. 그걸 '훈장질'이라고 생각하시면 계속 퍼온글 피딩하십시오. 뭐 말씀하신 그대로 자유의지로 하는 일을 어떻게 막겠습니까? 메타사이트 구조로 봤을 때 퍼온 글에 대한 배제가 필요하다고 계속 주장했고 이제 올블로그측에서 추천글에 퍼온 글이 올라가지 않게 하는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말했으니 그와 관련된 부분도 저로서는 더 이상 언급할 이유가 없어졌네요.
다만, 파파짱님의 퍼온 글 외에 다른 부류의 퍼온 글이 추천글에 올라가는 걸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가령 올블 사용자들이 퍼온 글 추천에 관대하다면 인기 많다는 구글이나 에드센스에 대한 퍼온 글이 수시로 추천글이 되어야 겠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답니다. 이상하게도 파파짱님이 올린 퍼온 글은 자주 인기글이 되더군요. 거기서 '정파성'을 보고, 그 뻔한 정파성을 어제의 추천글에 남기는 부류들이 '저질스럽다'고 표현한 것인데 그게 네티즌을 폄하한 것이라면서 사과하라고 하시니 난감하네요. 제가 제시한 판단 근거가 영 형편 없는 것이라면 그걸 반박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서프라이즈나 황우석에 대한 제 표현에 대고 사과하라고 주장하는 뻔뻔함은 어디서 나오시는 것인지. 제가 파파짱님에게 한나라당을 딴나라당으로 부르지 말라고 요구하면 어떤 기분이시겠습니까? 사과요? 님 표현대로 일고의 가치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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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파파짱님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제 글에 대한 반박을 하실 땐 제 글을 링크로 걸어주십시오. 일종의 반론권 보장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뭐, 파파짱님 글이 올블 인기글에 올라서 제가 보고 직접 트랙백을 걸었으니 망정이지, 대개의 분들은 파파짱님이 초반에 쓰신, 제가 하지도 않은 비난에 대한, 반론을 읽고 제 의도를 오해했을 것 같거든요. 인터뷰를 인용하면서 인터뷰 전문을 링크하지 않는 글쓰기가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것도 같아서 좀 조심스러운 충고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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