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용자가 그렇겠지만, 한 번 사용하기 시작한 서비스를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오죽하면 시장에 진입해 1등 서비스가 되려면 기존 서비스보다 10배 좋아야 한다는 말이 있을까.

서비스를 바꾸는 것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언제나처럼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해 이야기하면, 나는 L모 쇼핑몰(지금은 G모 쇼핑몰. 이거 이렇게 표현할 의미가 있나?) 광팬이었다. 열심히 사용해줘서 고맙다고 명절에 선물 세트가 올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그런데 PS2가 정발될 때 쇼핑 호스트가 지나치게 오바한 것이 마음에 안 들어 서비스 센터에 전화해 정중하게 시정 요청을 했다 무시 당한 후 (게시판 보니 나만 항의하는 것이 아니더라) 주문한 거 다 취소한 후 한 3년 동안은 그 쇼핑몰에서 10원 한 장 쓰지 않았다. 내 입장에선 꽤 불편했지만(여러 쇼핑몰 전전해야 했으니) 생방송 중에 뻔한 거짓말을 하고 그걸 항의해도 바뀌지 않는 그런 일을 겪으니 정나미가 떨어져서 10배 불편한 것 감수하고 서비스를 갈아탄 것이다.

내가 귀찮은 이올린 가입을 하고 관련 플러그인을 활성화한 건 어제 새벽부터 시작된 올블로그 오류 화면이 한 역할을 했다. link.allblog.net까지 오류가 나서 멀쩡한 블로그에 연결하려면 몇 번 클릭해야 하니 이거야 원. 나아가, 블칵 구성원들의 몇 가지 아마추어적인 발언에 대한 인상과 이 오류 화면이 서로 화학반응을 일으켜 일순간 올블은 덩치만 거친 못미더운 서비스라는 관념이 머리 속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가 이름만 들었지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이올린 방문이었고, 추천 블로그 릴레이라는 상큼한 화면을 본 순간 귀찮은 가입 절차를 밟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올블의 실수는 아주 작은 것이고 상큼한 아이디어 하나로 이올린이 올블보다 10배 좋은 서비스라고 평가하는 건 바보 짓이지만, 올블이 이올린보다 10배 좋은 서비스라는 걸 확인하기 전까지 올블에 피딩만 하고 글은 이올린에서만 읽는(어쩌면 피딩도 안 하게 될지 모르지만) 불성실한 사용자 하나가 발생한 반응 과정에 대해 다소라도 설명을 하고 싶어진 건, 몇 년 간 쌓은 애정 때문일거다(어쩌면 이 글로 떠 볼 요량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