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탈세 전문 블로거

Posted 2007.11.17 15:33

올블로그에서 '탈세' 키워드로 검색해보았다. 나는야 탈세 태그마스터 2위. 아싸, 좃쿠나.

이 포스트는 명실공히-꼴랑 글 네 개 가지고 달성한 거지만- 탈세 전문 블로거가 되었으니 탈세에 대한 남다른(?) 시각을 보여주어야 할 것 같아서 쓴다.

11월 12일에 통계청에서 발표한 3분기 가계수지 동향부터 이야기해보자. 전국 가구 평균 소득이 328만2천원이란다. 똑같은 통계에 해석은 입맛대로이니 사람마다 이 통계치를 보고 느끼는 감정은 다를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경제전문가는 아니고 그저 약간의 상식으로 현실을 판단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걸 감안하고 아래 글을 봐주시면 좋겠다.

통계가 보여주는 것 중에서 가장 믿을만한 건 역시 경향이다. IMF 같은 충격적인 요인이 있을 때야 이 경향이라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어지지만 대개의 경제 상황은 일종의 추세를 짐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가계수지의 경향은 어떨까? 아래 그래프를 보자.


통계청 데이터베이스에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2003년부터 최근까지의 소득10분위별 월평균 가계소득을 그려보았다. 가계소득이란 한 가구가 번 돈의 총합이다. 그걸 5구간으로 나누냐 10구간으로 나누냐에 따라 5분위, 10분위라는 이름이 붙게된다. 언론에 공개되는 건 대개 5분위 지표지만 난 10분위 지표를 더 좋아한다. 이왕이면 100분위 지표로 공개해 주면 좋겠는데 그러면 아마 로그 지수를 취해서 그래프를 그려야 할 것 같다. 9분위와 10분위의 저 머나면 간격을 보라. 여하튼, 이 그래프를 보면 전국 가구 평균 소득이라는 328만원은 6분위와 7분위 사이에 걸친 소득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대충 말하면, 전국 가구 2/3는 가구 평균 소득보다 못 번다. 그러니까 본인 가구의 소득이 평균 소득도 못 된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말이 좀 샛는데 다시 추세, 즉 경향으로 돌아와서 각 분위의 소득이 어떤 추세로 증가하는지 살펴보자. 최소자승법 같은 걸 이용해 선형 추세를 구할 수도 있겠지만 졸업한지 오래되어서 복잡한 건 귀찮다. 그냥 시각에 의존하자. 한 눈에 소득 분위가 높을수록-즉 많이 벌수록- 기울기가 가파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게 소위 양극화고 신자유주의 경향이라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참여정부가 분배에 상당히 신경을 쓴 정부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자신을 좌파신자유주의자라고 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고용없는 성장', '88만원 세대' 등의 키워드를 결합하면 분명한 증가 추세를 나타내는 가계수지에도 불구하고 못 살겠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앞으로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고 (하위 분위의 완만한 소득 증가 추세로 미루어) 규모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성장에 따른 물가 상승, 비용 상승 등을 견디기 힘들거라는 현실 말이다. 이런 현실을 더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가계소득에서 가계지출을 뺀 가계수지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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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참여정부가 별다른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고 급하게 미국과의 FTA를 추진한 것에는 반대하지만 한미 FTA를 추진하면서 분배 정책에 집중한 것을 '모순'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좌파신자유주의라는 수사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더 웃기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나아가, 7% 경제 성장률을 외치면서 양극화 경향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원론적인 '소득-분배 선순환'만 이야기하고 그걸 믿는 어떤 진영은 미쳤다고 생각하고 있다. 분배에 집중해도 그래프가 저 모양인데 성장에 집중하면 어떤 모양이 될지 참 걱정된다는 뜻이다.

이야기가 또 널뛰기를 한다. 이 10분위 가계수지 이야기를 꺼낸 건 탈세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2003년 기준으로, 캐나다 같은 나라는 최하위 분위와 최상위 분위의 배율(최상위/최하위)이 3.95이고 미국은 11.2이다. 그때 우리나라는 6.4였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캐나다 같은 나라가 되어야 하는지 미국 같은 나라가 되어야 하는지 난 잘 모르겠다. 물론 캐나다 같이 많이 버는 사람과 적게 버는 사람의 차이가 적으면서 잘 사는 나라 소리 듣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현실에서 그것이 가능한지 잘 모르겠기에 하는 소리다. 왜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냐면 대통령 후보씩이나 되는 사람이 자녀 명의를 이용해 탈세를 하고 그것이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면 가진자의 양보가 필요한 일들이 과연 실현될까 싶어서 말이다.

다들 경제라고 이야기하지만 세금 양심대로 내고 공정하게 걷는 나라가 되면 좀 낮은 성장으로도 더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널뛰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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