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과 관련된 전후 사정은 都's 블로그노트 - 댣군과 서명덕기자의 논쟁. 무엇이 문제일까?를 보시면 될 것이고, 이 글은 관련 글을 읽은 분을 대상으로 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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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왼쪽의 그림을 보자. 서명덕 님의 글에서 댣군 님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을 노란색으로 강조한 것이다.

이 부분이 댣군 님의 원래 글을 요약한 것이라는 걸 서명덕 님 본인도 인정하는 것 같다. '같다'라고 쓴 것은 서명덕 님의 표현이 명확하기 않기 때문에 붙인 것이다. 그리고, 그 어물쩡한 표현 때문에 정당한 지적을 한 댣군 님이 바보가 되는 상황인 것 같아 -누가 보면 또!!! 소모적이라고 할- 일에 한 발 들여놓게 된 것이고......

소프트웨어의 기능 소개는 하찮은 일?

서명덕 님도 그렇고, 서명덕 님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표현이 유사한 것은 인정하지만 소프트웨어의 기능 나열이니 그럴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말들을 하는 것 같다. 서명덕 님의 글에 붙은 댓글에서 몇 부분을 아래에 인용한다.

기술단어 배열이 동일하다고 명확하게 썼는데......

제로보드의 스펙에 해당하는 단어들 나열만을 옮겼다면 그것은 도용이라 할수 없습니다.

copy & paste 해서 표현 바꾸느라고 고생하느니 새로 쓰는 편이 나을 것 같네요.

스펙에 대한 단어만 같더군요. 또 배열이 같지만 글을 쓰다 보면 그정도의 배열을 같아질 수 있습니다.

언급하신 스펙 부분을 제외하곤 일치되는 문구가 없는데 표절이라니. 정말 난감하네요.

그런데 정말 그런가? 새로운 제로보드에 관심이 별로 없는 나는 노란색으로 강조한 문구를 쓰려면 한 몇 시간은 걸릴 것 같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어떠신가? 기술 단어의 배열이고, 스펙에 해당하는 단어들이라 기존 문장을 고치는 것보다 새로 쓰는 것이 더 쉬운 분들인가? 서명덕 님이 쓰신 '종합적인 웹사이트 구축 솔루션으로 개발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라는 표현을 구글에서 검색한 결과다. 이 흔해 빠진 단어들의 조합이 얼마나 다양한지 함 살펴보시라. 노란색으로 강조한 문구가 몇 가지 단어를 주면 그냥 누구나 쓸 수 있는 그런 문장들이고 생각하시고 위와 같은 댓글을 남기신 것인지 묻고 싶다.

새 제로보드의 기능을 멋지게 요약한 댣군 님의 포스트가 없었다면 기사에 노란색 문장은 등장하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최소한 서명덕 님이 기사를 작성하는 시간이 꽤 길어졌거나 완성도가 지금과 같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물론 이건 다 내 추측이다. 서명덕 님이 문장을 몽땅 베낀 것도 아니고 -소프트웨어 출시를 알리는 기사에 핵심이랄 수 있는 기능 요약이지만- 전체 기사에서 자치하는 양도 그렇게 크지 않으니 제로보드를 사랑하시는 댣군 님이, '장문 포스팅하는것도 정말 드문데 이런일이 일어나니까 정말 의욕 팍깎이네요.'라고 말하지 말고 제로 님 대신해서 보도자료 돌리신 셈 치면 되는 일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랬으면 '하찮은 기능 요약' 만들고 유명 블로거 난처하게 만드는 얼뜨기 취급은 안 당하셨을테니 말이다.

내 사견이지만, 서명덕 님이 댣군 님의 글을 보도자료 취급하셨다는 걸 명확하게 사과하고 '기술단어 배열' 운운한 부분도 사과하셔야 옳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내 머리 속에 서명덕이라는 이름은 습관 때문에 실수하고도 반성하는 대신 앞으로도 '기사 날로 먹을 기자'로 남을테니까 말이다.

시인이 만들어내는 언어는 짧지만 그 바탕이 얼마나 넓은지 아는 사람이라면 한 소프트웨어를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어낸 언어를 보고 함부로 말을 내뱉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