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수업' 해보니 놀라운 변화가…

상계동에 있는 모 여고에서 영어로 일부 과목을 가르치니 영어 성적뿐만 아니라 그 일부 과목의 성적도 올랐다는 사례를 들면서, 인력이 문제라는 교장의 말로 끝나는 기사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인수위의 '영어 잘 하면 군대 보내지 말고 교사시키자' 식의 해결 방법이라도 동원하자는 뜻인거다. 역시, 조선일보 기자는 남 다르다니까. 그런데 정말 영어 때문에 성적이 올랐을까?

심리학 용어 중에 호손 효과란 말이 있다. 1924년부터 3년 동안 호손(Hawthorne)이라는 공장에서 조명과 생산량의 상관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실시된 실험에서 나온 말이다. 위키 백과의 설명은 좀 부실한 것 같으니 내 기억을 더듬어서 이 실험이 어떤 실험이었는지 설명해보겠다.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공장 조명의 밝기와 생산량 간의 관계였다. 당연히, 조명 밝기를 점차 늘리면서 생산량이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했다. 실험 초기에, 조명이 밝을수록 생산량이 늘었난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문제는 조명을 원래 수준으로 돌렸을 때 발생했다. 늘어난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은 것이다! 놀란 연구자들은 작업자들을 두 부류로 나누고, 한 부류는 몇 종류의 조명을 사용하여 밝기를 변화시키고 한 부류는 밝기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실험을 다시 진행했다(그러니까, 실험군을 다변화한 것이다). 역시 놀랍게도 두 부류 모두 생산량이 증가했다! 생산량과 조명 간의 비례 관계를 확인하고 싶었던 연구자들은 이번엔 밝기를 낮추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역시 생산량은 늘었다!!! 조명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연구진은, 실험군의 휴식 시간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했다. 그러니까, 마음대로 쉴 수 있는 그룹을 만들고 실험을 진행한 것이다. 이 그룹 역시 생산량이 증가했고, 더 놀라운 것은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이 휴식 시간 없이 작업하던 기존 공정으로 돌아간 후에도 늘어난 생산량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정밀한 기억은 아니다. 아마 대충 맞을 것이다. 호손 실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찾은 분이 있다면 링크 좀 알려주세용~)

호손 공장에서 행해진 실험을 통해 연구진들이 얻은 결론은 무엇일까?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저 생산량 증가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호손 효과는 관찰자나 연구자의 개입이 연구대상의 사람에게 영향을 끼쳐서 연구 결과를 다르게 나오게 하여 올바른 연구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되는 부정적인 효과로 인식되었다.
-- 위키백과의 설명이다.

자, 이제 조선일보의 기사를 다시 보자. 놀라운 성적 향상은 영어 때문인가? 1920년대에 연구자들조차 생산량 증가의 원인이 '조명'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지 않았는데 근 한 세기에 이르는 발전이라는 유산을 물려 받은 당신이 학생들의 성적 향상이 '영어'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리면 난, 화가 날 것 같다.

그래서, 조선일보에게 화가 난다. 그리고, 심리학 기초도 모르는 저 여학교의 교장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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