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몇몇도 미국에서 산다. 그 중에 의사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모두 다 미국 의료제도는 개판이라고 이야기한다. 상당한 사보험을 들고 있지만, 병원 가기 겁난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건 주로 미국 의료 제도의 단점-요점은 돈이 많이 든다는 거다-이고 우리 의료 제도의 장점이다. 영국 의료 제도 이야기도 있던데, 요즘 한국에서 인기 있는 미수다란 프로가 있다. 일전에 보니 의보 이야기를 하던데 모든 나라의 여자들이 영국 아가씨를 부러워했다. 영국 아가씨는 영국을 또 얼마나 자랑스러워 하던지. 실패한 제도를 자랑스러워 하고 부러워 하는 그 아가씨들은 다 바보인가?

한 미국 의사분이 하는 이야기를 보니 미국 제도의 장점을 보자는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다.

두 입장의 차이. 식코를 보고 느끼는 감정도 아마 그 입장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걸게다.

기술 발전이 진보의 동의어가 아니고, 수명 연장이 행복의 동의어는 아닐 것인데 저런 말들을 진보, 행복의 동의어로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건 의료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GDP 증가가 행복의 동의어가 아닌 시대를 이미 우린 살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수명 연장의 효과가 일부 계층에 집중되는 시대. 나는, 그런 시대를, 그런 시대를 가속화하는 제도를 찬성할 생각은 요만큼도 없다.

느리고 답답해 보여도 나와 내 이웃이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시대, 나는 그런 시대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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